오늘은, 말레이시아 석사 진학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석사 진학을 위해서 고민해야할 것은 크게 3가지 정도입니다.

 

1. 향후 진로

2. 해당 국가에서의 비전

3. 비용

 

이 3가지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지지 않고, 유학을 선택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입니다.

 

1. 향후 진로

아일랜드에서 처음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찍은 사진

우선 저의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저의 진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였고,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위 보다는 개인의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누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저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했죠.

 

그렇기에 3번과 연결될 비용적인 측면이 중요했습니다.

돈이 많이 필요하면, 제가 파트타임이든 무엇이든 일을 해야했으니까요.

그래서 비용이 저렴하고, 개인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말레이시아를 선택했습니다.

모든 것들을 고려했다고 생각했지만, 몇가지가 빠진 결정이었죠.

 

우선, 향후 진로라면, 직업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저를 고용해줄 회사 역시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분과 관련된 충분한 고민이 부족했습니다.

막연히 제 실력이 좋으면 저를 고용해줄 것이라 생각했죠.

 

때문에 유학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저와는 다르게 향후 진로에 대해 가장 먼저 고민해볼 것을 조언드립니다.

 

<나의 첫 계획>

제가 생각했던 향후 진로는, 데이터 애널리스트 혹은 사이언티스트로, 싱가포르 또는 유럽에 취업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유럽에서 일하고 있으나, 데이터 관련 분야 쪽에서 근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말레이시아 USM에서 공부하면서 유럽 취업을 생각했던 것은, 네덜란드 오리엔테이션 비자를 고려했던 것입니다.

 

네덜란드 오리엔테이션 비자는 3개의 대학순위 평가기관(QS, TIME, Sanghai)에서 200위 안에 드는 학교를 졸업하는 경우, 1년 동안 오픈워크퍼밋이 포함된 비자를 발급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오픈 워크퍼밋을 받아 취업에 성공한 후, 취업비자로 전환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였습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원래 취업비자는 잘 나오는 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죠.

 

<첫 계획의 문제점>

싱가포르는 일단 생활 물가가 너무 비쌉니다. 월세가 아주 작은 방에 월 200만원이 넘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존에도 월세가 비싸다는 것은 알았지만, 코로나가 마무리되어 갈 때쯤 가격이 더 오르기 시작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예상 보다 많이 올라버렸습니다.

 

유럽 취업에 대해서도 너무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막연히,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추겠다고 생각했지만, Non-EU 시민권자에게 제법 엄격한 기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알아볼수록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죠.

 

졸업생 비자를 가볍게 생각했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유럽에 취업하고 싶으면 유럽 대학을 나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졸업생 비자의 가치를 가볍게 생각했던 탓에 실제 취업에 있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2. 해당 국가에서의 비전

 

진로와도 겹치는 내용이지만, 향후 국가에서 어떤 진로를 택하게 될 것인지도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나라들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경우 독어를 못하는 외국인들은 생활하기 쉽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영어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한 네덜란드나 스웨덴 등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영어 사용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외국인들이 자리 잡기 위한 비용이 높아집니다. 외국인뿐아니라 내국인들에게도 기준이 높아지는 셈이지만, 내국인들은 생활기반 시설이 해당 나라에 있으니, 외국인들이 좀 더 어려운 셈이죠.

살아보고 싶었던 나라, 오스트리아

그렇게 어렵게 생활 기반을 잡았는데, 비자의 문제로 장기적인 거주가 어려워지거나, 여러 문제로 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면 정말 절망적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해당 국가에서 비자, 법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문제 없이 장기 거주할 수 있겠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국가적, 생활적인 측면에서 고려할 점을 제외하고서도, 석사 진학을 고려한다면 학업적인 부분과 커리어적인 부문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본인이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서, 석사 과정에 합격했는데, 해당 분야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거나, 인정받기 어려워진다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테니까요.

 

 

3. 비용

 

비용에 대해 많이 고려해봐야 하지만, 비용 때문에 포기하는 것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일입니다. 

때문에 모든 선택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산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범위의 선택이라면, 끝맺음을 맺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을 이유로 쉽게 포기하기에도 아쉬운 선택들이 많습니다. 이럴 땐, 비용을 줄이기 보다 수입을 늘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연구하는 편이 낫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았던 페낭, 말레이시아

저희도 성공하지 못했던 방법이기는 하지만, 학업과 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확고한 계획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말레이시아에 가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학비가 저렴하면서, QS World Ranking (매년 발표되는 대학 순위.  기준으로 순위가 좀 있는 대학, 그리고 영어를 가능한 많이 사용하는 국가에 가고 싶었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입학이 가능하며, 졸업이 가능한 과정이 필요했다.

말레이시아 페낭 도로

본래 가고 싶었던 대만은 QS Ranking 순위로는 좀 아쉬운 편이었고, 2년제이며, 영어 보다는 중국어(대만어)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다.

처음부터 대만 MBA 과정을 갔었더라면 모르지만, 이미 1년이 지체된 상황에서 가기엔 부담이 컸다.

게다가 전공도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에서 Master of Business Analytics로 변경하면서, 대만 내에서는 선택지가 없어졌다.

 

본래 말레이시아 최고 대학이라 불리는 말라야 대학의 Data Science 학과를 가고 싶었으나, 안타깝께도 불합격하면서 차선책으로 지원했던 페낭(Pulau Penang)에 위치한 USM (University of Science, Malaysia)에 입학하게 되었다.

 

학비는 학생 보증금 등을 포함하여 약 1,000만원 정도.

비자 발급비용 및 생활비는 별도다.

 

만약, USM 기숙사에서 생활할 생각이라면,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비를 해결할 수 있으며, 기숙사 생활이 아닌, 콘도 생활을 생각한다면 한국에서 정도의 월세는 생각해야 한다.

 

USM 대학 입구

코로나 직후(2021년 - 2022년 말까지)에는 월세 비용이 우리나라의 60-70% 정도였다면, 지금은 80% - 90%까지는 올라왔다.

다만, 보증금이 최소 한 달에서 최대 세 달치 월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훨씬 저렴한 편. 

 

그럼 중요한 내용을 Q&A 방식으로 정리해보겠다.

 

1. 말레이시아 생활은 어떤가? 한국인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겠는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지만, 덥고 습한 날씨를 못 견딘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야외에서 10분만 걸어도 지칠 정도의 날씨다. 게다가 도보가 잘 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 그랩(Grab) 등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외 음식이나 문화적인 부분은 적응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베트남이나 태국에 비해서 음식은 더 다양한 편이며, 중국, 말레이, 인도계가 섞여 있는 만큼 선택지가 다양하다.

 

다만, 나라가 다른 만큼 문화적으로도 제법 다른데, 그 부분은 각자 맞춰가야 한다고 본다.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노는 편이라,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면 밤에 많이 위험하지는 않으나, 어딜가든 밤에는 많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2. 페낭은 어떤 도시인가?

페낭 퀸즈베이몰 (Queen's bay Mall)

 

페낭은 정확하게는 Pulau Penang이라고 불리는 말레이시아의 한 주(State)이며, 그 안에 있는 Penang Island(페낭섬)라는 도시가 별도로 있다. 나는 그 도시에 있는 USM이라는 대학에 다녔으며, Penang Airport가 별도로 있어서 이 쪽을 주로 이용했다. 유난히 중국계 말레이인들이 많은 도시이며, 복합 쇼핑몰이 많고 상대적으로 관광업이 발달된 도시이다. 

 

 

3. 석사 유학을 떠날 만한 곳인가?

 

석사 학위 취득을 위해 여러 고민들이 있을 것이고, 그 선택에는 여러 이유가 붙을 것이다. 다만, 나와 같은 경우라도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일단, 학생 수가 너무 많다. 내가 들었던 수업은 약 300명 이상이 수강을 했는데, 경영학 관련 전공이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너무 많다. 그러다보니 교수와 긴밀한 컨택이 쉽지 않으며,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자연스레 떨어진다. 게다가 온라인 교육의 비중이 너무 높다. 어차피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것이라면, 유명한 학교의 강의를 듣는 편이 낫다. 나 역시 오프라인 수업을 지원했음에도, 온라인으로 학과를 마무리하게 되어 아쉬운 면이 많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못 갈 만한 곳은 아니다. 교환학생이든 석사 유학이든 가서 배울 것은 많지만 다른 선택지에 비해 뛰어난 점이 있지는 않다는 것. 비용적인 측면이 크게 가성비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말레이시아 내에서 취업할 것이 아니라면 비자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지 않다. 이왕 갈 것이라면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UM(University of Malaya)을 반드시 가는 것이 좋다. 학교 수준을 떠나서 도시의 인프라 차이가 크다.

 

 

4. 말레이시아 유학을 후회하는 가?

 

짧은 기간이었지만, 말레이시아 유학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름 얻은 것이 많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비용에 대한 압박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정말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다. 다만, 다시 같은 선택을 하겠냐는 질문을 한다면 굳이?라는 생각이 들 뿐.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향후 글에서 풀어보도록 하겠다.

 

[향후 글에 대한 목차]

1. 말레이시아 입국 과정

2. 말레이시아 학생비자

3. 말레이시아 석사

4. 말레이시아 대학 USM

5. 말레이시아 페낭

6.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7. 말레이시아 취업

8. 말레이시아 그리고 싱가포르

9. 말레이시아 옆나라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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