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석사 유학에 대해 쓰다가, 조금 갑작스럽지만 폴란드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제가 폴란드에 와 있는 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간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6월 경 취업에 성공하면서 갑작스럽게 폴란드로 출국 했었습니다.

 

아직 석사과정이 끝나기도 전이었고, 당장 떠나려면 페낭에서 집을 정리하고, 석사과정을 온라인 학위로 조정하고 떠나야 했기 때문에 너무 변수가 많았음에도, 좋은 취업기회라 생각되어서 급작스럽게 상황을 바꿨습니다.

말레이시아 집 정리 중인 모습

갑자기 취업을 결정했던 것에는 경제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했는데, 생활비를 마련해야 할 수준이 되어서 본래 결정에서 마음을 바꿔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페낭 공항에서 먹었던 카야 토스트와 커피

취업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두었던 부분이 해외, 그리고 유럽 지역 취업을 우선으로 했기에 폴란드에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 폴란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편이라 할 수 있는데요, 여행이나 관광으로 유명한 나라도 아니고, 유학이나 이민으로 많이 가는 국가도 아니기 때문이죠. 다만,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와있는 나라기 때문에 '주재원' 혹은 '현지채용'으로 많이 오는 나라이기는 합니다. 저 역시 '현지채용' 형식으로 폴란드에 오게 되었습니다.

 

 

1. 폴란드의 국가적 특성

 

폴란드는 동유럽에 속하며, 독일,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체코,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러시아(칼리닌그라드)가 인접해 있는 나라입니다.

벨라루스 및 우크라이나와 인접해 있는 탓에 주변에서는 우-러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냐고 걱정하시지만, 적어도 제가 느끼는 선에서는 우-러 전쟁의 영향은 없다고 여겨집니다.

폴란드 주변 국가

폴란드는 '폴란드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EU 가입 국가이면서 유로존에는 속하지 않고 '즈워티'라는 자국 화폐단위를 사용합니다.

또한 쉥겐 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여행 시에 90일 규정을 지키기 위해 계산 할 때 참고해야 합니다.

 

2. 폴란드 관광

 

폴란드는 주로 여행이나 관광을 오는 지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행하기에 안전한 나라에 속합니다. (주관적 의견)

우선, 사회적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집단이 적은 편이며, 전반적인 치안이 안정적이고,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습니다. 다만, 전쟁의 역사가 길다 보니 구 건축물들이 무너진 경우가 많으며, 바르샤바에서는 올드타운 정도에서만 그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전쟁의 역사가 길다는 것은 다르게 보면, 전쟁과 관련된 문화 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폴란드 '크라코프' 지역 인근의 아우슈비츠가 그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또한 여러 나라의 문화가 교류된 흔적이 남아 있고, 대표적으로 루블린의 '리투아니아 광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리투아니아 광장의 경우 상징적 의미가 담긴 곳이지, 실제적으로 문화 유산이 있는 곳은 아닙니다.)

 

폴란드는 1면이 바다에 인접한 국가로, 해안 도시 중에서는 '그단스크'가 가장 유명합니다. 때문에 폴란드 여행 계획 시 그단스크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기차로 3-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도, 그만큼 볼 만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방문 수요는 높은 편입니다.

루블린 올드타운

 

3. 폴란드 물가

 

폴란드의 물가는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전반적인 유럽 물가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생활물가(마트 식음료 등)는 저렴한 편이지만, 공산품의 가격(스마트폰, 노트북 등)은 제법 높은 편입니다. 특히나 폴란드는 애플 제품들이 직수입되지 않는 곳이라 애플 제품의 가격이 우리나라에 비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정도 더 비싼 편입니다.

 

주류는 무척 저렴한 편이며, 보드카가 저렴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관광을 오거나 출장을 오는 경우 보드카를 구매해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당이나 펍이 아니라 마트에서 구매하는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서도 많이 저렴한 가격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렌트비는 저렴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보증금이 워낙 비싸서 월세가 낮은 것도 있지만, 그 점을 고려해도 폴란드의 월세는 평균적인 유럽의 월세입니다. 우크라이나 난민의 유입이 있었고, 바르샤바의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있어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서울 월세보다 약 1.5배에서 2배 정도 비싼 편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살아본 국가(한국 제외) 중에서는 평균적으로 살기 좋은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호주 멜번에 비해서 인프라는 조금 아쉽지만, 한식 기본 재료 등 한국인에게 필요한 필수품들은 구할 수 있으며, 아일랜드에 비해서는 인프라가 좋으며 안정적입니다. 다만, 임금은 두 나라에 비해 많이 낮기 때문에 단순 파트타임(대다수의 경우 학생들이 하는)으로 생활하기에는 조금 힘들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페낭에 비해서는 기후적으로 더 만족하며, 걸어다닐 수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좋습니다. 페낭의 경우 항상 따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운 날씨를 선호하는 편이라 말레이시아에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폴란드에 장기간 거주한 것이 아니다보니, 아직 모르는 것이 많지만, 하나씩 기록해보겠습니다.

 

 

오늘은, 말레이시아 석사 진학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석사 진학을 위해서 고민해야할 것은 크게 3가지 정도입니다.

 

1. 향후 진로

2. 해당 국가에서의 비전

3. 비용

 

이 3가지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지지 않고, 유학을 선택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입니다.

 

1. 향후 진로

아일랜드에서 처음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찍은 사진

우선 저의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저의 진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였고,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위 보다는 개인의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누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저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했죠.

 

그렇기에 3번과 연결될 비용적인 측면이 중요했습니다.

돈이 많이 필요하면, 제가 파트타임이든 무엇이든 일을 해야했으니까요.

그래서 비용이 저렴하고, 개인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말레이시아를 선택했습니다.

모든 것들을 고려했다고 생각했지만, 몇가지가 빠진 결정이었죠.

 

우선, 향후 진로라면, 직업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저를 고용해줄 회사 역시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부분과 관련된 충분한 고민이 부족했습니다.

막연히 제 실력이 좋으면 저를 고용해줄 것이라 생각했죠.

 

때문에 유학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저와는 다르게 향후 진로에 대해 가장 먼저 고민해볼 것을 조언드립니다.

 

<나의 첫 계획>

제가 생각했던 향후 진로는, 데이터 애널리스트 혹은 사이언티스트로, 싱가포르 또는 유럽에 취업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유럽에서 일하고 있으나, 데이터 관련 분야 쪽에서 근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말레이시아 USM에서 공부하면서 유럽 취업을 생각했던 것은, 네덜란드 오리엔테이션 비자를 고려했던 것입니다.

 

네덜란드 오리엔테이션 비자는 3개의 대학순위 평가기관(QS, TIME, Sanghai)에서 200위 안에 드는 학교를 졸업하는 경우, 1년 동안 오픈워크퍼밋이 포함된 비자를 발급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오픈 워크퍼밋을 받아 취업에 성공한 후, 취업비자로 전환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였습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원래 취업비자는 잘 나오는 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죠.

 

<첫 계획의 문제점>

싱가포르는 일단 생활 물가가 너무 비쌉니다. 월세가 아주 작은 방에 월 200만원이 넘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존에도 월세가 비싸다는 것은 알았지만, 코로나가 마무리되어 갈 때쯤 가격이 더 오르기 시작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예상 보다 많이 올라버렸습니다.

 

유럽 취업에 대해서도 너무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막연히,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추겠다고 생각했지만, Non-EU 시민권자에게 제법 엄격한 기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알아볼수록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죠.

 

졸업생 비자를 가볍게 생각했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유럽에 취업하고 싶으면 유럽 대학을 나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졸업생 비자의 가치를 가볍게 생각했던 탓에 실제 취업에 있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2. 해당 국가에서의 비전

 

진로와도 겹치는 내용이지만, 향후 국가에서 어떤 진로를 택하게 될 것인지도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나라들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경우 독어를 못하는 외국인들은 생활하기 쉽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영어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한 네덜란드나 스웨덴 등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영어 사용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외국인들이 자리 잡기 위한 비용이 높아집니다. 외국인뿐아니라 내국인들에게도 기준이 높아지는 셈이지만, 내국인들은 생활기반 시설이 해당 나라에 있으니, 외국인들이 좀 더 어려운 셈이죠.

살아보고 싶었던 나라, 오스트리아

그렇게 어렵게 생활 기반을 잡았는데, 비자의 문제로 장기적인 거주가 어려워지거나, 여러 문제로 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면 정말 절망적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해당 국가에서 비자, 법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문제 없이 장기 거주할 수 있겠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국가적, 생활적인 측면에서 고려할 점을 제외하고서도, 석사 진학을 고려한다면 학업적인 부분과 커리어적인 부문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본인이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서, 석사 과정에 합격했는데, 해당 분야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거나, 인정받기 어려워진다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테니까요.

 

 

3. 비용

 

비용에 대해 많이 고려해봐야 하지만, 비용 때문에 포기하는 것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일입니다. 

때문에 모든 선택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산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범위의 선택이라면, 끝맺음을 맺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을 이유로 쉽게 포기하기에도 아쉬운 선택들이 많습니다. 이럴 땐, 비용을 줄이기 보다 수입을 늘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연구하는 편이 낫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았던 페낭, 말레이시아

저희도 성공하지 못했던 방법이기는 하지만, 학업과 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확고한 계획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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