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여행 이야기, 짧았던 2박 3일 간의 류블라냐(루블라냐 맛집 얌얌, 루블라냐 성)
안녕하세요 에이든입니다.
현재 글까지의 여행 일정은
'프라하 - 비엔나 - 죄르 - 잘츠부르크 - 루블라냐'
순서입니다.
루블라냐는 슬로베니아의 수도로 잘츠부르크에서 약 4시간 30분 정도 기차를 타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일정 상 여유가 되신다면, 잘츠부르크에서 류블라냐 가는 길에 있는 '필라흐'라는 곳도 들려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잘츠부르크에서 기차를 타고 류블라냐로 향하는 길입니다. 이건 6인실 칸에 저희 둘이 있을 때 찍은 사진인데요, 저 검은색 배낭과 선반에 보이는 비닐 봉투 등 캐리어 없이 배낭으로만 여행을 다녔습니다. 진정한 유럽 배낭 여행! 근데 가방이 여행용 가방이 아니라서 수납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정말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육로로 이동하는 유럽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풍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육로 유럽여행을 하면서 바깥을 보고만 있어도 재미가 있더라구요 ㅎㅎ 특히나 잘츠부르크에서 루블라냐로 가는 길에는 이쁜 경관이 많았습니다.
열심히 가다보니 도착은 했는데, 좀 늦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실 시간은 그렇게 늦지 않았는데, 3월의 슬로베니아는 해가 정말 일찍 지더라구요. 그런데 해가 지고 나니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본래 어디를 가든 역 주변이 좀 슬럼화되는 경향이 있잖아요?
아무리 무서워도, 배가 고픈 걸 참을 수는 없더라구요. 저희는 얼른 달려서 숙소로 가고 싶었지만, 숙소에 가면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숙소 가는 길에 있는 한식당 '얌얌'에 들리기로 했습니다. 얌얌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이고, 앞에 두 자리 정도 앉아서 먹을 곳이 있어요.
저희는 첫날에는 제육볶음과 비빔밥을 주문하고, 음식을 받아 얼른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일단, 피곤하기도 했고, 시간이 제법 늦어서 다른 걸 할 수도 없더라구요. 우리나라랑 유럽이 정말 다른게, 저녁에 갈 만한 곳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기본 9시~10시까지는 하는데, 유럽은 7시만 되어도 거의 다 닫더라구요.
그렇게 달려 들어온 숙소의 내부 입니다. 저희는 역 근처에 있는 호텔을 골랐는데요, 슬로베니아의 호텔은 정말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다만, 유럽 난방 방식의 특성상 바닥에서 온기가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히터를 틀고 잔다고 보면 되는데요, 이게 공기 순환이 잘 안되면 답답하고, 히터가 약하면 추워서 불편했습니다.
게다가 나라가 바뀔 때마다 난방기 작동 방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몇 나라에서는 정말 얼어 죽을 뻔 했던 적도 있어요ㅠㅠ
'얌얌'에서 포장해온 제육볶음과 비빔밥입니다. 유럽 여행전부터 아일랜드에서 지냈고, 아일랜드는 특히 한식이 워낙 비싸다보니, 먹을 엄두를 못 냈거든요. 그러다보니, 조금이라도 값이 저렴한 슬로베니아에 와서 한식을 먹으니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저희가 슬로베니아 여행은 주말을 끼고 간 일정(토,일,월)에다가 월요일 아침일찍 나가는 일정이라, 주말 밖에 슬로베니아를 즐길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럽은 대체로 주말에는 쉬거든요... 그래서인지 문 연 마트 하나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정말 놀랐던게, 법으로 정해져있기라도 한 건지, 편의점부터 마트까지 문 연 곳이 없더라구요... 그나마 관광지 근처 카페나 맥도날드 같은 곳은 영업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루블라냐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 명소가 루블라냐 성이라길래,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차마 이 따스한 날씨의 유럽 길거리를 지나칠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유럽을 굉장히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가, 따스한 날씨 아래 여유로운 길거리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이것저것 걱정이 많아서 그랬는지, 따스한 날씨여도 여유나 즐거움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여행으로 와서 그런지 정말 여유롭더라구요.
류블라냐 성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길 입니다. 길이 좀 좁고, 산을 오르듯 제법 꼬불한 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 리프트가 있는 지는 몰랐죠... 아마 알았다고 해도 비쌀 것 같아서 걸어 갔을 것 같긴 한데, 걸어 올라가는 길이 제법 힘듭니다.
하지만, 올라가서 내려다 본 전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특히나 저멀리 보이는 산 정상에 눈이 덮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나 아내 둘 모두 이런 광경을 좋아합니다. 루블라냐에 오기 전에 잘츠부르크에서도 이런 자연경관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여행하는 맛이 있었습니다.
성을 내려와 다시 도시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다리에요. 우리나라 남산 타워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곳들이 제법 많이 보입니다. 루블라냐 이전에 잘츠부르크에서도 봤었는데, 이런 로맨틱한 장소는 언제나 기분이 좋은 거 같아요.
우리나라 서울에는 한강이 있고, 아일랜드 더블린에는 리피강, 호주 멜버른에는 야라강이 있습니다. 발달한 도시들을 다 둘러보면 정말 강을 하나씩은 끼고 있더라구요. 예전부터 강을 주변으로 도시가 발달 해왔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루블라냐는 제가 갔던 날이 날씨가 좋아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다 야외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요, 그 여유로움과 밝은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항상 실내에서 커피를 마십니다. 왜냐면 카페 가는 이유가 주로 노트북 때문에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유럽에서 저희가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이렇게 노트북을 하며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래도 어렵게 찾은 카페에서 저희 만의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즐겼습니다 ㅎㅎ
저희의 다음 일정이 문제였는데요, 원래는 루블라냐에서 트리에스테 근방에 들렸다가 자그레브로 넘어가서 더블린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자그레브에서 더블린으로 가는 비행기 값이 갑자기 3, 4배로 올라버렸습니다. 저희는 한국 가는 비행기 표 날짜가 정해져 있었고, 짐이 더블린에 있어서 반드시 더블린으로 가야했는데요, 결국 일정을 변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프라하 - 비엔나 - 죄르 - 잘츠부르크 - 루블라냐 - 트리에스테 - 트레비소 - 더블린'
일정을 이렇게 바꿨는데도 불구하고, 트레비소(베니스 공항이라고도 부릅니다.)에서 더블린으로 가는 직항 편이 없어서, 저희는 영국 에딘버러 공항에서 경유하는 일정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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